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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편지'와 '진실'

by jmel1984 2025. 2. 12.

1 산타클로스의 재해석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영화 '클라우스'는 산타클로스의 기원을 새롭게 해석한 매력적인 작품이다.

 

우편배달부 학교에서 최악의 성적을 받은 제스퍼는 아버지의 강요로 북극권 위의 외딴 섬마을 스미렌스부르크로 발령받는다. 그는 1년 안에 6,000통의 편지를 처리해야만 가문의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조건을 받게 된다.

 

스미렌스부르크는 엘링보 가문과 크럼 가문의 오랜 반목으로 가득 찬 마을이었고, 주민들은 서로 대화는커녕 편지도 주고받지 않았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제스퍼는 우연히 마을 외곽에 사는 장난감 제작자 클라우스를 만난다[2].

 

제스퍼는 클라우스의 장난감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면서 편지 수집을 시작한다. 착한 아이에게만 장난감을 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아이들은 선행을 실천하기 시작하고, 이는 점차 마을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어 놓는다.

 

하지만 두 가문의 족장들은 이러한 변화를 막기 위해 제스퍼의 계획을 방해하려 한다. 제스퍼의 진짜 의도가 밝혀지면서 위기를 맞지만, 결국 그는 진정한 우정과 사랑을 깨닫고 마을을 위해 남기로 결심한다.

 

이야기는 클라우스와 제스퍼가 11년 동안 함께 선물을 배달하다가, 12년째 되던 해에 클라우스가 홀연히 사라지는 것으로 이어진다. 제스퍼는 알바와 결혼해 두 아이를 키우며, 매년 크리스마스이브마다 클라우스를 기다린다. 클라우스는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하는 산타클로스가 돼 매년 돌아온다.

 

이 작품은 산타클로스의 탄생 이야기를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재해석하며, 진정한 선행의 의미와 용서,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2 편지와 진실 사이

 

클라우스를 가족들과 같이 봤다. 제스퍼와 클라우스라는 매력있는 캐릭터에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완성도 높은 영상이 탄생했다. 특히 클라우스는 마치 매년 성탄절에 우리집에 왔다 갔을 듯한 외모를 가져 인상깊었다. 이 시리즈에서 마음에 들었던 설정은 ‘편지’다 성탄절과 선물이라는, 너무나 익숙해 식상할 수 있는 소재에 ‘편지’라는 소재를 더해 참신함이 생겼다. 시간이 흐를수록 편지를 만나기 어렵다. 세상이 디지털화되면서 너무나 흔해진 이메일과 달리 손편지는 여간 해서는 주기도 받기도 쉽지 않다. 그럴수록 편지가 그립다. 절기 때나 생일 때 형식만 맞춰 쓰는 편지 말고 진심을 담은 편지. 명절마다 예산에 맞춰 반 강제로 사는 선물보다 그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을 깃들인 편지가 훨씬 받고 싶다. 한편으로는 이기적인 생각이다. 받고 싶은 대로 상대에게 행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편지를 받고 싶으면 편지를 써야 하는데, 받기만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상을 보고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따뜻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반드시 쓰고야 말리라.

 

아직 딸과 아들이 산타를 믿는 나이다. 올해는 클라우스를 보고 나서 선물을 향한 기대감이 더 커졌나보다. 집 안의 트리 밑에 쿠션 비슷한 걸 깔길래 왜 까냐고 물어봤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이렇다.

 

“여기에 선물을 놔달라고 깐 거야”

 

그러면서 덧붙인다.

 

“산타가 다른 동네에도 들렀다 오려면 늦겠지?”

 

누군가는 산타가 가짜라고 말해주기도 한다는데 난 굳이 그러고 싶진 않다. 아이들의 가장 큰 매력은 순수함인데 그 순수함을 조금이라도 더 누렸으면 한다. 산타는 가짜라고 알려주는 친구들이 있더라도 굳이 내 입에서 그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자녀들이 이 다음에 진실을 알게 되면 ‘부모님이 일부러 말 안해주셨구나’라고 깨달았으면 한다 . 그보다 아쉬운 부분은 성탄절에 나눔을 실천하지 못하는 점이다.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는 사랑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도 우리를 사랑해서다. 그래서 십자가에 달리기까지 하셨다. 성탄절의 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는 우리도 그 사랑을 실천해야 하고, 그렇게 살도록 자녀들을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나부터도 그렇게 살아오지 못했다. 어린 시절에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이유로 내 선물 챙기기 바빴고, 지금은 바쁘다는 핑계로 자녀들의 선물을 챙겨주기만도 버겁다. 자녀들이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사랑과 나눔실천을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올해 성탄절에는 꼭 누군가에게 사랑을 나눠야겠다. 따뜻한 손편지까지 쓸 수 있으면 더 좋고.